중 3 겨울 방학에 처음으로 드럼을 알게 되었다. 교회에서 전도사님 한 분이 이런 저런 악기를 배워오시곤 교회에 악기를 배치시키고, 학생들을 모아 가르치기 시작했다. 나의 선택은 드럼. 그 시절 왜 드럼을 선택했는지는 모르겠다. 마냥 다른 악기보다 드럼이 제일 땡겼다. 사실 음악에 그렇게 관심이 있지도 않았고,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것만 좋아했는데 나의 선택은 명료했다. 드럼.
겨울 내내 처음 몇 주는 고무 판만 두드려 가면서 드럼을 배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도사님이 꽤 기초를 잘 가르쳐 주셨다. 그 분의 실력은 뛰어나지 않았지만, 많이 안다고 잘 가르치는게 아니고, 잘 몰라도 잘 가르치는 사람이 있듯이 그 분은 적어도 기초는 잘 가르치셨다.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다니기 시작한 교회는 목사님 아들이 같은 반인적도 있었고, 친구들이 같은 교회를 다녔음에도 나에게 흥미를 주진 못했었다. 드럼을 배우면서부터 그리고 의외로 드럼이라는 악기가 나에게 너무 잘 맞았기 때문에, 리듬감을 익히는 건 다른 사람들보다 빨랐고, 흥미를 가진 이상 하루하루 열심히 연습했기에 실력은 늘어갔고, 교회에서 반주부분에서 비중을 차지하게 되면서 차츰 교회 주도 세력에 다가갔다. 하지만 그 시절 교회에서 학생 주도 세력이 다 아는 사람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얽히고 섥힌 관계와 그 당시 내가 용납할 수 없는 식의 놀이문화 때문에 고민이 시작되었다.
고등학교를 올라온지 얼마되지 않은 어느 날 찾아온 친천언니는 나에게 하나의 제안을 했다.
"혜진아, 밴드 안해볼래? 너 드럼 치잖아. 대학생 그룹 사운드와 친분이 있는데 여고 밴드를 키워보고 싶다고 해서. 너가 애들 모아서 해볼래?"
같은 반에 같이 노는 무리의 친구들에게 말했더니 호기심에 몇 명이 하겠다고 나섰다.
그 중에 정말 노래를 잘하는 애도 있었고, 예쁜 얼굴을 가진 애도 있었고, 지금의 나처럼 강한 성격을 가진 애들이 모였다. 사실 그 중에 내가 이끄는 위치는 아니었지만, 일단 모아서 처음으로 악기실에 갔다. 그러나...그때의 살벌한 분위기란-
어느 정도의 정말 호기심만 가지고 간 친구들은 고등학교 1학년이 보기엔 정말 나이 많은 아저씨같은(오빠들 미안-) 적어도 4살, 5살, 많게는 8살 차이의 대학생 오빠들이 무서울수 밖에. 오빠들 인상도 순한 편이 아니라서 단 하루를 가고 친구들이 다 그만두겠다고 했다. 그땐 무슨 깡이었는지 난 그 곳이 참 마음에 들었고, 같은 반 친구뿐만 아니라 다른반, 다른 고등학교까지 그땐 참으로 좁았던 인맥을 동원해서 멤버를 모았다.
중앙여고: 기타1(미자), 기타2(형진)
부영여고: 베이스기타(옥란)
트로트를 아주 잘 부르고, 작고 연약해 보이는 아름이는 나에게 열심히 연습을 하겠다고, 창법을 바꾸겠다고 하며 보컬을 맡겠다고 했다. 비평준화 지역 탑 인문계 고등학교를 성적으로 들어왔지만 피아노를 전공하겠다던 활발한 유진이는 키보드를 맡겠다고 했다. 옆집에 살던 미자는 사실, 노는걸 많이 좋아해서 중학교 때를 약간은 스스로 후회 중이었기에 새로운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면서 형진이를 데려오고 기타를 맡았다. 형진이 친구로 베이스 기타를 맡게 된 옥란이는 사실 그 당시 내가 직접적으로 알진 못했던 것 같다. 놀랐던 사실은 정말 손가락이 길고 예쁘다는 거. 이렇게 6명이 모여서 첫 스타트 멤버가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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